한국 군, 북 한미연합훈련 비난에 “적반하장 행태”

앵커: 북한이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를 비롯한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고 나선 데 대해, 한국 군은 ‘적반하장’을 보여주는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5일 한반도 상공에서 미국 B-1B 전략폭격기를 전개하는 등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 한미 군 당국.

이에 북한은 “미국의 침략적 기도를 강력한 힘으로 억제해 나갈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17일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국방성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B-1B의 한반도 전개가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위협이며, 지역 내 군사적 긴장을 위험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엄중한 도발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최근 미국이 한반도에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항공모함 등 전략 자산을 공개적으로 투입하는 횟수가 역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면서, 미국 전략수단 전개가 비상조치 일환이 아닌 군사적 관행으로 고착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한국 군은 불법적인 핵 개발을 하고 있는 북한이 한미 측을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미 측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 개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 미국의 확장 억제 공략을 이행하는 것입니다. 원인 제공자가 한미의 정당하고 방어적인 군사활동을 비난하는 것은 그야말로 이치에 맞지 않는 적반하장의 행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불법적인 핵개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이 확장억제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한미는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한미 공군, 내달 2일까지 ‘프리덤 플래그’ 실시

한미 양국 공군은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2주에 걸쳐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Freedom Flag)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국 공군에 따르면 이번 훈련엔 양측 공중전력 90여 대와 1천1백여 명의 작전·지원 요원들이 참가합니다.

이번 훈련에선 항공차단과 방어제공, 전투탐색구조, 근접항공지원 등 주요 항공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전시 작전수행절차를 연습하며, 지속작전능력을 점검할 방침입니다.

특히 이번 훈련에선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A와 F-35B가 처음으로 가상의 적기 역할을 수행하는데, 양국 조종사들의 전투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군의 레이더 탐지를 회피하는 등 다양한 위협 상황을 구현할 예정입니다. 장동하 한국 공군 서울공보팀장의 말입니다.

[장동하 한국 공군 서울공보팀장] 5세대 전투기들이 주력 항공기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는 것이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훈련이라는 것은 적에 대응하는 우리의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으로 뛰어난 성능의 5세대 전투기를 가상적기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이에 대응하는 아군의 실전적인 능력을 배양시켜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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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의 MQ-1, MQ-9 등 무인항공기도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만큼 유·무인 항공전력 간 통합훈련도 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공군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실시하던 연합편대군종합훈련과 ‘비질런트 디펜스’ 훈련을 지난해부터 통합해, 프리덤 플래그라는 명칭으로 1년에 두 차례 실시하고 있습니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이 17일 오전 해군잠수함사령부 회의실에서 제임스 킬비(James W. Kilby, 대장) 미국 해군참모총장 대행, 사이토 아키라(Saito Akira, 대장) 일본 해상자위대 해상막료장과 화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17일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 한미일 3국 해군 총장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이 17일 오전 해군잠수함사령부 회의실에서 제임스 킬비(James W. Kilby, 대장) 미국 해군참모총장 대행, 사이토 아키라(Saito Akira, 대장) 일본 해상자위대 해상막료장과 화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한국 해군 제공)

이런 가운데 한미일 해군 수뇌부는 이날 북한 도발 억제방안을 논의하는 3자 화상회의를 열었습니다.

제임스 킬비 미국 해군참모총장 대행과 양용모 한국 해군참모총장, 사이토 아키라 일본 해상자위대 해상막료장은 회의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북한 해상 도발에 대비한 3자 공조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 긴밀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며 “한미일 3국 간 지속적인 공조와 협력을 통해 북한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대응하고 해양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지난해 11월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엣지’, 지난 3월 한미일 해상훈련 등 3자 해상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