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돈주, 아파트보다 단독주택 선호

앵커: 북한 간부와 돈주들이 아파트보다 단독 주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위치 좋은 넓은 부지에 집을 새로 짓는 경우도 많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는 토지와 부동산의 개인 소유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특히 주택은 거의 100%가 국가 소유로 주민이 국가로부터 주택 이용권을 부여 받아 사용하는 상황입니다. 토지는 모두 국가 소유입니다.

남포시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요즘 일부 간부와 돈 있는 사람들이 집짓기, 집꾸리기(집꾸미기)에 여념이 없다”며 “이들은 아파트보다 독집(단독주택)을 좋아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전 내가 아는 돈주가 시내 외곽 위치 좋은 곳의 새집으로 이사했다”며 “오랜 낡은 개인 주택을 산 후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로 크게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개인 주택은 말 그대로 개인 소유 주택을 말하는데 북한에서 농업과 상공업의 사회주의 개조가 끝났다고 선언된 1958년 이전에 개인이 자체로 지은 집을 의미합니다.

“집들이에 초대받아 가보니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오가기 불편해 보였지만 앞이 탁 트이고 조용하며 마당이 굉장히 넓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그는 시내 중심의 3칸짜리 아파트 집에서 살았는데 아파트 집을 팔고 독집으로 옮겨 앉았다”며 “집들이에 온 사람 모두 번잡했던 아파트 집보다 마당이 넓고 조용한 새집이 좋다며 부러워했다”고 말했습니다.

미리 준비하는 돈주들

“하지만 그 돈주는 조용한 곳이 좋아 집을 옮긴 게 아니라 혹시 모를 미래에 대비해 사전 준비를 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현재 살고 있는 집과 마당을 기준으로 토지 사용권한을 가지게 된다면 횡해보이는 넓은 마당이 큰 재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는 “텃밭 크기에 따라 토지 사용료를 낸다든가, 전기도 사용한 만큼 돈을 낸다든가 최근 당국의 행동을 보면 사회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에 가까운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며 “똑똑한 돈주들이 몇 수 앞을 내다 보고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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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 주민들이 새 집으로 이사하는 모습.
2020년 9월,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 주민들이 새 집으로 이사하는 모습. 2020년 9월,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 주민들이 새 집으로 이사하는 모습. (Reuters)

같은 날 함경북도의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돈주만 아니라 간부들도 아파트보다 단층주택을 더 좋아한다”며 “군의 높은 간부 치고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간부가 사는 집을 보면 대부분 독집이고 울타리가 높이 쳐져있다”며 “뇌물을 든 사람이 많이 찾아오고, 일반 주민과 달리 걱정없이 잘사는 모습 등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층주택이라도 일반 노동자들의 집은 보통 한 동(한 채)에 4세대(가구), 6세대가 같이 살지만 높은 간부 집은 독집이거나 기껏해야 한 동 2세대”라며 “그만큼 집이 노동자 집보다 넓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새 집을 짓는 간부들이 많은 데 독집을 지으면 눈밖에 나니 집을 한 동 2세대로 짓되 일반 집보다 크게 짓는다”며 “집 앞 마당도 넓게 차지하는데 힘이 있을 때 좋은 집을 차지하며 이왕이면 넓은 부지까지 차지하겠다는 욕심”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마당이 넓으면 후에(나중에) 자식을 세간 낼 집을 추가로 짓거나 혹은 다른 목적으로 뭐든 지을 수 있다”며 “간부와 돈주들이 멀리 앞을 내다보고 좋은 집과 넓은 마당을 차지하는 모습이 눈꼴사납다”고 언급했습니다.

간부나 돈주들은 관련 기관에 권한을 행사하거나 뇌물을 주고 설계와 건설 승인을 쉽게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