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지원’ 북한 겨눈 미국인 48명…“직접 관여” 주장

앵커: 북한과 이란이 무기와 훈련, 사이버 활동을 통해 반미 테러를 지원한 혐의로 미국에서 소송이 제기됐습니다. 소송을 담당한 변호사는 “북한과 이란이 단순히 테러에 사용되는 무기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함께 테러 활동을 벌여왔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수영 기자 보도합니다.

미국인 피해자 48명, 북한·이란 손배소 소송

지난 9일 반미 무장단체의 테러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미국인과 유가족 48명이 북한과 이란을 상대로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지방 법원에 연방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이라크, 시리아, 이스라엘, 케냐에서 총 7차례 테러가 발생했으며, 북한과 이란이 이를 지원했습니다.

지원 방식은 ▲무기 및 군사 기술 제공 ▲훈련 및 기술 이전 ▲사이버 활동 및 자금 지원 등으로, 주요 지원 대상은 하마스(Hamas), 헤즈볼라(Hezbollah),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알카에다(Al-Qaeda), 알샤바브(al-Shabaab) 등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 동맹 무장단체였습니다.

헤즈볼라
헤즈볼라 헤즈볼라 소속 아동 병사들이 군사 퍼레이드에서 미 국기를 밟으며 행진하고 있다. (Alkhalili v. Iran and North Korea 소장)

북, 테러용 터널 건설 위해 “중국인 노동자”로 위장

소장은 북한과 이란의 협력은 단발성이 아닌 조직적이고 장기적이며, 북한은 단순한 지원국이 아니라 직접적인 테러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정찰총국(RGB)은 남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테러 활동을 돕기 위해 테러용 터널을 건설하고, 이 과정에서 ‘중국인 노동자‘로 위장해 활동했다고 소장은 전했습니다.

나아가 북한과 이란은 무장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삼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자유아시아방송(RFA)는 해당 주장에 대한 진위를 자체적으로 확인할 순 없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북한이 무기 설계와 부품을 이란에 제공하면, 이란은 이를 조립한 뒤 시리아를 경유해 헤즈볼라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에는 파테(Fateh), 카임(Qaim), 샤하브(Shahab) 계열의 미사일 기술이 포함됩니다.

주요 인물로는 헤즈볼라 사무총장 하산 나스랄라,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카타이브 헤즈볼라 지휘관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등이 지목됐습니다.

이 소송의 담당 변호사인 라이언 스파라시노(Ryan R. Sparacino) 변호사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무장단체 하마스가 사용한 수류탄에서 북한제로 보이는 한글 표식 및 붉은 줄무늬가 발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라이언 스파라시노 변호사: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당시 북한제 무기가 대량으로 사용되었으며, 이에는 한글 표식과 붉은 줄무늬로 식별되는 북한산 RPG(로켓 추진 수류탄)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붉은 줄무늬는 북한 RPG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또한, 북한은 헤즈볼라 지도부에 대한 훈련도 직접 수행했으며, 여기에는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은 북한 정권이 중동에서 반미 테러를 장기적으로 지원해 왔다는 점을 부각하는 중요한 사례라 생각하며, 이 소송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란
이란 이란이 지원하거나 연계된 무장 단체들이 중동 전역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도 (미국 국방정보국(DIA), [Alkhalili v. Iran and North Korea] 소장 인용)

“북한-이란-무장단체, 테러활동 함께하는 일심동체”

북한과 이란이 지원한 테러 공격으로 미국 민간인들도 목숨을 잃었습니다.2019년 12월, 이라크 미군기지에 대한 헤즈볼라 공격으로 국방부 계약업체 소속 민간인 나우레즈 하미드 씨가 사망했고, 2023년 3월에는 시리아에서 발생한 무인기 공격으로 미 공군 민간 계약자 스콧 듀비스 씨가 숨졌습니다.현재까지 확인된 미국 민간인 사망자는 총 4명입니다.

소장에 따르면 북한은 테러 활동을 위해 무인기 부품과 무기를 공급하고 전술을 지원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파라시노 변호사는 무장단체, 북한, 이란의 관계는 단순히 무기를 사고파는 거래자가 아닌 테러활동을 함께하는 일심동체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스파라시노 변호사: (북한, 이란, 무장단체) 간의 관계를 단순히 공급자와 구매자의 관계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이는 부정확합니다. 올바른 표현은 ‘공동 벤처 (joint venture)‘입니다. 그들은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을 공유하며, 무기 설계, 시험, 조달, 밀수 등 모든 측면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일심동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핵심 무기 체계에 있어서 이들은 모든 것을 공유하고 있으며, 서로 깊게 얽혀 있습니다.


관련 기사

하마스 공격 미국인 피해자, 하마스 지원한 북한 등 소송

‘가자전쟁 1년’ 이스라엘, 하마스의 북한제 무기 전시


원고 측은 북한과 이란이 테러 지원국으로서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한 전면 배상을 법원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0명 이상이 인질로 잡힌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및 유가족 125명이 미국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 이란, 시리아, 북한을 상대로 40억 달러(약 5조 3천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