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최근 김정은 총비서의 혁명활동 일력, 즉 일일 활동을 정치 선전물로 제작해 전국 공장, 기업소 등 공공기관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총비서의 일력을 커다란 액자에 넣어 일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건물 벽에 부착한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일 “지난달부터 당에서 총비서의 일력을 배포하고 있다”면서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를 벽에 걸어두던 식으로 일력 액자를 걸어놓게 되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일력을 초상화처럼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 학습하라”
“이번에 배포된 일력은 말 그대로 총비서(김정은)의 일일 활동을 소개하고 선전하는 것”이라면서 “과거 선대 수령들의 일력은 혁명역사 학습으로 진행되었는데 이제는 벽에 붙여놓고 일상 생활에서 계속 보면서 학습하라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또 “그동안 당의 정책과 노선은 선전선동구호로 해당 기관 기업소 내외부에 포스터 선전물로 내걸었다”면서 “대표적인 선전구호는 ‘쌀은 곧 공산주의다’ ‘가는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당을 따라 천만리 수령님을 따라 천만리’ 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이제는 총비서의 일력을 공장 기업소의 복도와 실내에 붙여놓고 보고 또 보도록 강요하고 있다”면서 “최근 총비서에 관한 군수부분, 건설부분, 경제부분 등의 현지 시찰과 다른 나라와의 외교 활동을 선전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은 일력을 내걸도록 한 당의 지시에 냉소를 보내고 있다”면서 “정기적인 학습과 강연 등 강제적인 방법으로 (김정은의 치적을) 주입시키려고 해도 당의 의도가 전달되지 않자 시각적인 선전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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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이달 초 도당위원회가 총비서의 일력을 공공장소들에 부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총비서의 혁명활동 내용을 주민들에게 선전하려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혁명활동 일력의 주요 내용, 절반 이상 군관련
또 “이번 일력은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혁명활동 일력’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진행된 총비서의 활동들을 소개했다”면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 부대들의 훈련기지를 방문한 소식, 라오스 혁명당 중앙위원회 총비서, 라오스인민민주주의공화국 주석에게 조전을 보낸 내용, 조총련에 교육원조비와 장학금을 보낸 내용, 화성지구 제3단계 구역의 중요 봉사시설운영준비정형을 현지에서 지도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절반 이상이 군관련 내용”이라면서 “최근 조선인민군 해군 구축함 진수기념식을 계기로 다목적 구축함 ‘최현호’의 함무장체계에 대한 전투적용성시험에 착수한 것, 남포조선소 로동계급과 함선공업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과의 기념사진을 찍은 소식도 일력에 나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총비서의 혁명활동 일력이 나붙자 일부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당에서 총비서를 인민의 지도자, 친근한 어버이로 선전하려고 일력이라는 선전방법까지 동원한다는 지적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김 총비서의 최근 일일 활동을 선전하는 일력은 한달에 한 번 정도 새 내용으로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