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서 야간 길거리 음식 장사 성행

앵커: 최근 북한 지방에서 야간에 길거리와 골목에 나와 빵 등 먹거리 장사를 하는 주민이 대폭 늘었습니다. 각종 물품 가격이 껑충 뛰면서 장사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란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음식 판매는 식당 외에 당국의 허가를 받은 간이 매점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최근 각종 물품 가격 상승으로 장사가 어려워진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돈을 벌기 위해 야간에 길거리에서 음식 장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최근 야간에 시장과 마을 골목에서 불을 켜고 음식을 파는 장사가 대폭 늘었다”며 “길거리 음식 장사는 제일 하바닥 수준의 돈벌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날이 어두워지면 장마당 주변과 역전 주변 등 사람이 많이 모이거나 지나다니는 장소와 길거리 골목에 음식을 파는 장사꾼들이 쭉 늘어선다”며 “빵, 두부밥, 인조고기밥 등 자기가 직접 만든 음식을 판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음식 장사는 하루 벌이 장사로 밑돈(종자돈)이 없어 다른 장사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주로 한다”며 “일반 주민의 인식에도 음식 장사는 제일 살기 바쁜(어려운) 사람들이 하는 장사”라고 설명했습니다.

“만들어 놓은 음식을 다 팔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먹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큰 손해를 보게 되니 어떻게 하나 음식을 다 팔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장사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엊그제 동생네 집에 갔다가 밤 10시가 돼서 집으로 오는데 그때까지 음식을 파는 사람들이 서로 자기 음식이 맛있다며 손님을 끌려고 하고, 자리를 놓고 다투는 것을 봤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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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평양에 위치한 식당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모습.
한 남성이 평양에 위치한 식당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모습. 한 남성이 평양에 위치한 식당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모습. (AFP)

같은 날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경흥군도 밤에 길거리에서 불을 밝히고 음식을 파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작년까지 1kg에 최고 7,000원(미화 0.25달러) 정도 하던 쌀 가격이 지금은 1만2천원(미화 0.43달러) 이상 올랐고 다른 물품 가격도 다 껑충 뛰었다”며 “전반적인 장사가 잘 되지 않다 보니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음식 장사라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빵이나 인조고기밥, 두부밥 같은 음식 외에 산에서 뜯어온 고비, 고사리 등의 산나물을 파는 것도 있고 간단한 옷가지나 놀이감, 잡화류 같은 것을 파는 주민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엊그제 지나가면서 보니 오이 냉국에 만 강냉이(옥수수)국수를 파는 여성이 있었는데 양은 많지 않아도 시원해 보이는 강냉이국수를 사먹는 사람이 꽤 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속 넣은 증기 빵을 파는 이유

소식통은 “특히 밀가루 증기 빵이 많았는데 맨 증기 빵 보다는 남새(채소)를 볶아 속을 넣은 빵이 대부분”이라며 “빵에 속을 넣어야 조금이라도 이윤을 더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통 밀가루 1kg이면 크기에 따라 20~30개 정도의 증기 빵이 나오지만 속을 넣으면 그 이상의 빵을 만들 수 있어 같은 원가라도 이윤을 더 남길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경흥에서 어른 주먹만한 증기 빵 1개 가격은 1000원(미화 0.036달러) 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