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당대회에 “대외 메시지 최소화”

앵커: 한국 정부는 4일차까지 나온 북한 노동당 9차 대회 보도 내용과 관련해 북측이 대외 메시지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3일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된 노동당 9차 대회 4일차 회의.

이에 따르면 회의에선 김정은을 당 총비서로 추대한다는 결정이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북한 노동당 규약은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에서 ‘당을 대표하며 전당을 조직 영도’하는 총비서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추대와 보도에 인용된 추대 제의서 내용 등으로 볼 때, 김 총비서가 선대 후광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업적을 기반으로 한 정치적 독립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됩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의 말입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일성, 김정일 시대의 유산이 김정은 시대에도 많이 작용해왔다면, 새로운 체제에선 명실상부한 ‘김정은 표’ 정치·외교·경제·사회·문화 등이 중심이 되는, 아버지 대와 연계보다는 독립적·독자적인 김정은 체제를 작동시킨다는 의미가 크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 사진은 2026년 2월 19일에 촬영되어 2026년 2월 2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이 공개한 것으로, 평양에서 열린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의 모습을 담고 있다.
노동당 9차 당대회 이 사진은 2026년 2월 19일에 촬영되어 2026년 2월 2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이 공개한 것으로, 평양에서 열린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의 모습을 담고 있다. (STR/AFP)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 체제 핵심 공신이었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군부 원로인 박정천 당 비서와 리병철 당 군수정책담당 총고문이 당 중앙위원회에서 물러나는 등 주요직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진 것도 선대 후광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전문가들 “북 지도부 인선은 ‘적대적 두 국가’ 재확인”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남업무를 맡아온 인물들이 배제된 것은 기존의 이른바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의 이 같은 메시지가 북러 밀착이나 핵·미사일 능력 강화 등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미북 관계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남북 사이에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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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이날 북한 9차 당대회 보도에서 대외 메시지가 최소화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 김정은 위원장을 총비서 재추대한 것에 대해서는 일단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위상을 강화했다, 그렇게 볼 수 있겠고요. 지금까지 특징을 보면 대외 메시지가 최소화되었다, 그리고 회의 내용이 공개가 최소화되고 있다, 그리고 당 인적 변화가 있었다는 특징이 있겠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회의 내용을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아직 당대회가 끝난 게 아닌 만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북한은 지난 19일부터 진행 중인 당대회 보도에서 미국, 한국 등을 향해 별다른 메시지를 발신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