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반제계급교양 강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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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양성원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1월 15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높은 계급의식과 자기 것에 대한 사랑'이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반제계급투쟁이자 자기 자신의 운명수호전, 조국사수전임을 순간도 잊지 않고 투철한 계급의식으로 맡은 초소와 일터에서 혁신적 성과를 이룩해 나갈 때 우리의 창조와 건설은 가속화될 것이며 적대세력들에게 더 큰 타격으로 될 것"이라고 선동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군들과 당원들, 근로자들이 단 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말고 부단히 높여나가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극악한 반공사상, 멸공정신을 고취하면서 극도의 전쟁객기를 부려대며 한사코 우리 공화국을 어째 보려고 미쳐 날뛰는 미제와 한국괴뢰 놈들과 비타협적으로 투쟁하려는 높은 계급의식"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이 "미제와 제국주의 연합세력을 타승하고 위대한 전승을 안아올 수 있던 것은 영웅세대가 지닌 자기의 것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고 선전했습니다. 한편 "착취와 압박을 받아보지 못하고 혁명의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 세대들이 혁명의 주력으로 등장하고 있는 오늘날 사회의 모든 성원들이 투철한 계급의식으로 만장약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계급교양사업을 한시도 늦출 수 없고 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하며 계급교양의 도수를 끊임없이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김일성이 "일찍이 지난 조국해방전쟁은 자기 것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이긴 전쟁이었다는 뜻깊은 교시를 했다"며, 반제계급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조국해방전쟁을 소환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기사는 ①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전선의 인민군 용사들과 후방의 인민들 누구나의 가슴마다에 간직되어 있은 것은 난생처음 주인이 되어 제손으로 가꾸어 가던 고향의 한줌 흙이었고 창조의 마치소리 높이 울리며 행복을 마련해가던 공장과 일터에서의 귀중한 나날이었다고 썼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②제국주의침략에 한치인들 밟히랴'라는 노래를 힘차게 부르며 청춘도 생명도 서슴없이 바쳐 싸웠으며 생사를 판가름하는 격전장에서 대중적 영웅주의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의 기습남침으로 시작된 조국해방전쟁은 연합군의 총공격으로 압록강까지 밀리고 김일성이 만주로 도망쳤을 만큼, 패전에 패전을 거듭한 실패한 전쟁이었습니다. 전쟁에 실패하자 김일성은 인민들에게 주었던 모든 땅을 빼앗아 농장소유로 만들었습니다. 1946년 토지개혁은 권력장악과 전쟁을 위한 속임수였습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제국주의자들과 계급적 원수들의 야수성과 악랄성, 잔인성을 낱낱이 보여주는 계급교양 거점들에 대한 참관사업을 실속있게 진행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대 인민 계급교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계급의식은 노동자들이 자본가들의 노동착취에서 해방되고 평등사회 건설 위해서는 자본주의를 타도해야 한다는 각성을 말합니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은 노동자 계급의식에서 중요한 것은 ①수령께 충성을 다하는 혁명정신이고 ②제국주의와 착취계급에 대한 불타는 증오심과 비타협적인 투쟁정신이며 ③자기 계급과 근로인민대중, 사회주의제도를 열렬히 사랑하며 그것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투쟁하는 혁명정신(이상, 노동신문 2023년 4월 2일자 '계급의식' 기사)이라고 밝혔습니다. 본래의 의미에서 이탈하여 왜곡된 개념을 제시해 놓고 있습니다. 황당하기 그지 없는 것은 "수령이 노동계급과 근로인민대중의 이익을 가장 철저하게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수령에 대한 충실성은 계급의식의 최고표현"이라는 억지입니다. 계급의식에서 노동자들의 경제적 이익, 근로환경 개선과 같은 권리보장 개념은 철저하게 배제돼 있습니다. 참으로 야만적이고 반(反)노동자적인 계급교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제국주의자들과 계급적 원수들의 침략적, 야수적 본성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뼈속 깊이 새기고 대를 이어 넘기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렇게 계급교양강화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기사는 계급교양의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먼저 ①"자기의 계급적 근본과 적들의 침략적 본성을 잊고 안일, 해이되어 흥 타령을 부르면 피땀 흘려 마련한 소중한 모든 것을 하루 아침에 송두리째 잃고 또다시 계급적 원수들의 노예살이를 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②"원수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으로 만장약한 사람에게서만이 자기의 것에 대한 열화 같은 사랑이 분출될 수 있고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위한 오늘의 투쟁에 몸과 마음을 아낌없이 바칠 열정과 투지도 발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외부세력의 침략에 대한 경계와 전면 발전 투쟁을 강조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이번 계급교양 강조는 지난해 말 제 11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대미 최강경 대응전략에 맞춰, 전민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내부결속을 다지는 한편 이를 통해 경제 투쟁 동력을 확보해 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누구나 투철한 계급의식으로 만장약한 계급의 전위투사로 자신을 튼튼히 준비하여 사회주의제도를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기사에서 주장하는 계급의식에는 인간이 지녀야 할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 포용과 화해, 절제와 용서, 인내와 같은 미덕이 전혀 없습니다. 사회주의국가에서 근로인민대중은 혁명의 주력군으로 권력의 제1 주체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수령과 당이 권력의 주체자리를 찬탈하여 독점하고 있으며, 근로인민대중은 '혁명과 건설'의 주체로 격하시켜 책임과 의무만 부과해 놓고 있습니다. 인민대중들의 의식세계를 증오와 적개심, 적의로 가득 채우는 '계급의식 만장약'은 있어서는 안될 이데올로기 중독 사업입니다. 주민들은 근로인민대중의 권력 주체 의식을 마비시키는 비인간적이고 반인민적인 계급교양에 거룩한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웹편집 이경하